전체 글 63

두려움

성경의 사복음서에는 많은 부분이 비어있다. 그 복음서의 저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본인이 아니기에,아마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던 시간은 그들이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유소년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누가복음 2장에는 12살 시절의 예수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하지만 그 외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이러한 비어있는 부분들은 성경을 묵상할 때,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해주는 것 같다.개인적으로 이 지점에 대해서 가장 깊이 있는 묵상이 되는 부분은 오병이어의 기적 직후, 홀로 기도하러 가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오병이어 직전의 예수 그리스도오병이어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묘사하는데 많이 인용되는 대표적인 기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 기적은 굉장히 암울한 상황에..

기독교 2026.06.09

카타콤베 회화 속 요나의 모습

서기 1세기, 기독교가 창시되고, 수많은 박해를 받았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낯선 이름이었고, 믿는 자들은 카타콤베에서 숨어서 비밀스럽게 예배를 드렸다. 로마는 다신교 사회, 황제 숭배 사상이 강한 제국이었다.이런 환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었다. 49년, 클라디우스 황제가 발표한 칙령에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유대인들을 로마로부터 추방한다"라고 선포한다. 이러한 박해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만의 예술을 꽃피운다. 아직 핵심 기독교 신학이 체계적으로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카타콤의 많은 그림들은 구약성서의 이야기들이 많이 그려져있다. 또한, 그리스도를 대놓고 그리는 것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카타콤 벽화에..

기독교 2026.03.01

아브라함의 이삭 제물-키르케고르와 이어령

창세기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내용은 구약에서 굉장히 유명한 장면이다.이어령 선생님은 자신의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해당 구절에 관해서 이 구절이 성경을 읽으며 가장 갈등을 겪는 지점이라고 말한다.왜냐하면 한국인의 정서에서 중요한 것은 '가족간의 정', 그리고 '효 사상'인데, 어떻게 아버지가 그러한 가족의 사랑을 저버리고 독생자를 죽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선조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는 정서적으로 심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아브라함이 백 살에 아들을 얻어 기뻐하 때 하나님은 그 아들을 번제로 바치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아무리 시험이라고 할지라도 한국 같았으면 천륜인데 부자의 정을 끊고 죽이라는 과업을 ..

기독교 2026.02.18

십자가의 고난

영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는 유명한 넘버인 '겟세마네'가 나온다.예수 그리스도는 홀로 겟세마네 동산을 오르며 기도를 하고, 포효하는 절정 부분에서,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여러 그림들이 빠르게 인서트컷으로 지나간다.https://www.youtube.com/watch?v=ndZ6B1EaJEs&list=RDndZ6B1EaJEs&start_radio=170년대 영화라서 다소 투박할 수는 있겠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몽타주 컷들은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이러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이미지는 '십자고상(十字苦像)'이라고 불린다. 영어로는 Crucifix, 주로 교회의 중앙에 자리하는 제단 위에 설치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적 고통중세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

기독교 2026.01.24

김훈 작가의 소설 속 식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식사

소설가 김훈의 식사소설가 김훈의 책에는 많은 식사 장면이 나온다. 그의 수필, [밥벌이의 지겨움]에는 '먹는 행위'에 대한 그의 생각이 나와있다. 모든 ‘먹는다’는 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모든 포유류는 어금니로 음식물을 으깨서 먹게 되어 있다. 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자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에이프런을 두르고 거위 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그래서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나는 밥을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이것을 넘겨야 다시 이것을 벌수가 있는데, 속이 쓰려서 이것을 넘길 수가 없..

소설 2025.11.13

'칼의 노래' 속 개별적 죽음

이순신을 그린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서 비춰지는 이순신은 고독하고 외롭다.작가가 임진왜란을 통해 그려내는 죽음은 개별적 죽음이다. 이 죽음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각자의 몫이다.각각의 개별적 죽음은 타인이 대체할 수 없다. 타인이 자신의 죽음을 대체할 수 없다.명량에서 나는 이긴 것인가...(중략)죽을 때 적들은 다들 각자 죽었을 것이다. 적선이 깨어지고 불타서 기울 때 물로 뛰어든 적병들이 모두 적의 깃발 아래에서 익명의 죽음을 죽었다 하더라도, 죽어서 물 위에 뜬 그들의 죽음은 저마다의 죽음처럼 보였다. 적어도, 널빤지에 매달려서 덤벼들다가 내 부하들의 창검과 화살을 받는 순간부터 숨이 끊어질 때까지 귿르의 살아 있는 몸의 고통과 무서움은 각자의 몫이었을 것이다.그리고 그 각자의 몫덜은 똑..

카테고리 없음 2025.10.28

찰리 커크는 그리스도인인가?

미국을 요즘 뒤집어놓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찰리 커크가 누구인지는 수많은 뉴스에서 다루고 있으니 그에 대한 설명은 간단히만 짚고 넘어가겠다. 그는 미국 보수 진영의 정치 인플루언서로, 여러 대학교와 청년들을 만나며 수많은 토론을 벌이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성경과 기독교의 전통적 가치를 내세우며 자신의 주장을 강화시켰다. 그렇다면 그는 그리스도인인가? 찰리 커크의 주장그는 굉장히 논리적이다. 언변도 엄청 탁월해서 객관적으로 보면 그의 주장은 꽤나 설득력을 가진다. 때때로 그는 성경의 여러 인물들과 구절들을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것을 본다면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신자로 보여진다.https://www.youtube.com/watch?v=fWV..

기독교 2025.09.16

하나님께서는 재물을 채우시는가?

크리스천들이 재물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흔히들 나오는 어떠한 패턴이 있다.어떠한 일을 해야하는데 재정이 부족하다. ('돈'이라는 단어 대신에 '재정'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절망적 상황. 인간적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기도를 한다.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이 과정을 간증으로 나눈다.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어떻게 채워주시는가?'는 항상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진다. 서술 기법으로 본다면 'Deux ex Machina'처럼 보인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곳간을 채워주시는 요술방망이신가? 하나님께서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재물을 채우시는가? 하나님은 우리의 재정을 채워넣어야할 의무가 있으신가?하나님의 입장에서, 그분이 우리의 곳간을 채워놓아야할 어떠한 의무가 있는가를 따져보았을 때, 전혀 없다. 그..

카테고리 없음 2025.07.15

숨겨진 탕자

28 그러나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이르되 얘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니29 대답하여 이르되 아버지 가겠나이다 하더니 가지 아니하고30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그와 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싫소이다 하였다가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31 그 둘 중의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이르되 둘째 아들이니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리라(마태복음 21장 28 - 31절) 성경에는 돌아온 탕자만큼은 유명하지 않지만, 다른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이 '포도원 비유'이다.한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포도원에 가서 ..

기독교 2025.07.13

욥과 다윗의 시선

욥기에서 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17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크게 만드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18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순간마다 단련하시나이까19 주께서 내게서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내가 침을 삼킬 동안도 나를 놓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리이까(욥기 7장 17-19절) 욥은 하나님께 말한다. "사람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왜 사람을 크게 만들었습니까". 그리고 욥의 이 말은 하나님께 하는 불평으로 이어진다.욥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을 너무나 잘 안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을매 순간마다 단련시키면서, 단 한순간도 나에게 시선을 놓지 않으신다고 말한다. 하지만 굉장히 신기한 점은 이러한 하나님의 시선을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