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4

파친코와 엔도 슈사쿠

소설 파친코에는 선자의 남편인 백이삭 목사가 일하는 교회에 담임 목사인 류 목사가 나온다. 류 목사는 현재 한가지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그는 기독교 목사로서 신사참배가 명백한 우상숭배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신사참배를 하지 않으면 신도들은 일본 경찰들에게 잡혀갈 것이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양심을 지킬 것인가, 혹은 신도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신사참배를 할 것인가, 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신실하고 실용적인 류 목사는 신사참배가 이교도적 의식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과 후, 신도들에게 더 위대한 선을 위해서 신사참배에 참석하라고 했다. 기독교를 믿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많은 신도들이 억울하게 희생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류 목사는 사도 바울의 편지에서 ..

소설 2024.03.19

파친코(3): 백이삭의 시련

소설 파친코에서 백이삭의 형, '백요셉'은 오사카에 온 동생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정치적인 문제들이나 노동 조직에 관계된 것들,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쓸데없는 것들하고는 엮이지 마. 고개 숙이고 일만 해. 독립운동이니 사회주의니 하는 짓거리에 휩쓸리거나 휘둘리지 말라는 얘기야. (파친코 1권 168p) 형 백요셉은 동생 백이삭을 사랑하는 마음에 그가 걱정이 되었다. 백이삭에겐 아내 선자와 뱃속의 아기가 있었다. 그래서 행여나 백이삭이 독립운동에 관심을 보일까봐 걱정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백이삭은 기독교 목사였고, 그가 생각하기에 압제에 저항하는 것이 기독교인다운 행동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가 있던 평양에서는 수많은 신학대학 졸업생들과 교수들이 1919년 3.1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

소설 2024.03.12

소설 파친코(2): 백이삭의 대화 1

앞서 한번 포스팅한 이민진의 베스트셀러, '파친코'는 재일교포들의 인생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으며, 애플TV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그중, 개인적으로 백이삭 목사와 신 목사의 대화가 인상깊었다. 해당 대화만을 가지고 여러개의 포스팅을 할 수 있을정도로 얘깃거리가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중 한가지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주님의 감정 백이삭은 한수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모른채 그의 아이를 임신한 선자를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구약의 호세아서를 묵상한 후, 신 목사에게 가서 이러한 그의 결심을 전한다. 그리고 이삭은 신 목사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하나님이 어떤 것을 느끼시는지 우리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러자 신목사는 이렇게 답한다. 물..

소설 2024.03.07

파친코의 첫 문장(1):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로 총 4대에 걸친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전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쳤으며, 2022년에는 AppleTV에서 드라마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의 배우들이 배역을 맡으며 드라마 또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소설과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은 다른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먼저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만을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 역사 좋은 소설은 좋은 첫문장으로 시작한다. 첫문장이 강렬하면 그 소설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설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