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3

다리를 짓는다는 것.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택쥐페리가 쓴 소설, '야간비행'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한 기술자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공 우편국 지배인인 리비에르의 대화 내용이다. 언젠가 다리를 건설 중인 공사장에서 부상자 한 명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였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기술자가 리비에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다리가 처참하게 뭉개진 부상자의 얼굴만 한 가치가 있을까요?" 그 다리를 이용할 그 어떤 농부도 인근의 다른 다리로 돌아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이렇게 처참하게 한 사람의 얼굴을 짓이겨도 된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들은 세워진다. 기술자는 덧붙여 말했다. "전체의 이익은 개개인의 이익이 모여 이루어지죠. 하지만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않아요." 한참 후에 리비에르..

기독교 2024.09.02

성장과 멈춤

요즘 유행하는 코딩교육학원 등에서 내세우는것은 "많은 공부 및 과제량"이다. 일례로 한 코딩학원은 학원 이름 자체를 "스파르타"로 지었고,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SSAFY라고 불리는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는 소개 유튜브에 "합격하면 바로 개발자 될 줄 알았는데 고3 뺨치는 공부량?"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실제로 이 학원이나 코스의 공부와 과제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들을 보면 사회가 20대 청년들에게 "성장"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것을 알 수 있다. 아마 빡센 공부량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자, 라는 취지로 해당 영상들의 제목과 썸네일을 달았을것이다. 성장의 공리"성장"이란 무엇일까? 막연하게 느껴지는 성장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 성장의 "공리"를 찾아보자. 공리란, ..

기독교 2024.08.13

파친코의 첫 문장(1):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로 총 4대에 걸친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전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쳤으며, 2022년에는 AppleTV에서 드라마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의 배우들이 배역을 맡으며 드라마 또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소설과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은 다른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먼저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만을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 역사 좋은 소설은 좋은 첫문장으로 시작한다. 첫문장이 강렬하면 그 소설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설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