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40

영화 '사도': 유교 시스템의 한계

영화 '사도'는 2015년 개봉한,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을 다룬 사극 영화이다. 왜 영조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죽였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설들이 있다. 이 영화에선 아버지 영조의 심리적 문제를 부각시켰지만, 이번 포스팅에선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뤄보고자 한다. 조선의 통치 시스템 - '유교' 조선은 철저한 '유교'에 기반한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국가이다. 정확히는 성리학이긴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선 편의를 위해 유교라고 표기하겠다. 어차피 성리학 또한 유교라는 뿌리에서 나온 사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는 통치하기 위한 어떠한 '사상'혹은 '종교'가 존재한다. 사실, 유교는 태생부터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교이다. 공자가 유교를 창시한 당시, 중국은 춘추-..

영화 2024.04.15

종교의 자유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의 자유'란 굉장히 당연한 권리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타인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는 행위는 구시대적인 행동처럼 비취지기도 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한다며 기독교를 강요하는 보수 기독교들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근간에는 '자유주의' 사상이 깔려있다.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각자 믿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믿자, 이 생각이 자유주의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의 가장 기본 바탕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 종교의 자유는 언제 생겨났는가? 사실, '종교의 자유'라는 권리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었다. 지금 현재에 와서는 이 권리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세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종교의 자유는 없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

기독교 2024.04.11

기독교의 신은 왜 인간들을 지옥에 보내는가?

기독교인이라면 굉장히 많이 받는, 곤란한 질문이 있다. 당신이 믿는 '하나님'은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이라면서 왜 사람들을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원한 지옥에 빠트리는가? 사실 이 대답은 굉장히 기독교인들을 엄청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사실 우리의 머리로는 너무나도 부조리한 점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사실 조금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으로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지옥'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가 아는 지옥의 이미지? 아마 기독교에서 가장 먼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지옥의 모습은 유황불이 영원히 타오르고, 수많은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이 영원히 고통받는 모습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지옥의 모습은 14세기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가 쓴 '신곡-지옥편'에..

기독교 2024.04.07

넷플릭스 '닭강정':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을까? (약 스포)

이병헌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에는 기계를 연구하는 '유인원 박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리고 닭강정 9화에서 그는 기계의 원래 주인인 외계인 4명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외계인은 스스로 외계인이라고 주장만 할 뿐, 외형도 인간하고 똑같고, 딱히 어떠한 능력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들 스스로는 인간들 이상의 능력을 행하면 자기 행성의 법으로 처벌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신하는 '유인원 박사'는 계속해서 외계인이라면 외계인임을 증명해보라고 말한다. 외형도 똑같고, 능력도 인간하고 똑같기에 그들은 분명 외계인이지만 스스로 외계인임을 증명할 수 없다. 외계인들 입장에서는 정말로 답답한 노릇일 것이다. 그런데 유인원 박사의 캐릭터가 더욱 모순이 되는 이유는, 그는 분명 ..

영화 2024.03.24

파친코와 엔도 슈사쿠

소설 파친코에는 선자의 남편인 백이삭 목사가 일하는 교회에 담임 목사인 류 목사가 나온다. 류 목사는 현재 한가지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그는 기독교 목사로서 신사참배가 명백한 우상숭배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신사참배를 하지 않으면 신도들은 일본 경찰들에게 잡혀갈 것이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양심을 지킬 것인가, 혹은 신도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신사참배를 할 것인가, 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신실하고 실용적인 류 목사는 신사참배가 이교도적 의식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과 후, 신도들에게 더 위대한 선을 위해서 신사참배에 참석하라고 했다. 기독교를 믿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많은 신도들이 억울하게 희생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류 목사는 사도 바울의 편지에서 ..

소설 2024.03.19

파친코(3): 백이삭의 시련

소설 파친코에서 백이삭의 형, '백요셉'은 오사카에 온 동생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정치적인 문제들이나 노동 조직에 관계된 것들,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쓸데없는 것들하고는 엮이지 마. 고개 숙이고 일만 해. 독립운동이니 사회주의니 하는 짓거리에 휩쓸리거나 휘둘리지 말라는 얘기야. (파친코 1권 168p) 형 백요셉은 동생 백이삭을 사랑하는 마음에 그가 걱정이 되었다. 백이삭에겐 아내 선자와 뱃속의 아기가 있었다. 그래서 행여나 백이삭이 독립운동에 관심을 보일까봐 걱정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백이삭은 기독교 목사였고, 그가 생각하기에 압제에 저항하는 것이 기독교인다운 행동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가 있던 평양에서는 수많은 신학대학 졸업생들과 교수들이 1919년 3.1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

소설 2024.03.12

소설 파친코(2): 백이삭의 대화 1

앞서 한번 포스팅한 이민진의 베스트셀러, '파친코'는 재일교포들의 인생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으며, 애플TV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그중, 개인적으로 백이삭 목사와 신 목사의 대화가 인상깊었다. 해당 대화만을 가지고 여러개의 포스팅을 할 수 있을정도로 얘깃거리가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중 한가지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주님의 감정 백이삭은 한수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모른채 그의 아이를 임신한 선자를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구약의 호세아서를 묵상한 후, 신 목사에게 가서 이러한 그의 결심을 전한다. 그리고 이삭은 신 목사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하나님이 어떤 것을 느끼시는지 우리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러자 신목사는 이렇게 답한다. 물..

소설 2024.03.07

사랑의 발견: 요한일서 3장 16절 (feat: 수메르의 점토판)

성경 구절을 읽다가 굉장히 마음 한켠에 들어온 구절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 우리 목숨을 내놓는 것이 마땅합니다. (요한일서 3장 16절) 총 3문장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절이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계속해서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는 구절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궁금증은 두번째 문장의 내용이었다. 첫째 문장이야 교회에서 너무나도 많이 들었던 말이라, 별 감흥이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릴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셨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은 달랐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됐습니다'. 이 말은 기원전에 살던 사람들은 사랑을 몰랐단 말이다! ..

기독교 2024.03.03

파친코의 첫 문장(1):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로 총 4대에 걸친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전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쳤으며, 2022년에는 AppleTV에서 드라마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의 배우들이 배역을 맡으며 드라마 또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소설과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은 다른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먼저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만을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 역사 좋은 소설은 좋은 첫문장으로 시작한다. 첫문장이 강렬하면 그 소설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설 2024.02.29

영화 '파묘' : 장의사 '고영근'에 대해

영화 '파묘'가 굉장히 많은 이슈를 낳고 있다. 본인도 재밌게 영화를 보았고, 새롭고 독특한 소재의 한국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에 굉장히 많은 영화 리뷰어들이 지금도 해당 영화의 숨은 의미들을 분석하는 영상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의 내용은 일반적인 영화 분석과는 다르게, 장의사 '고영근'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춰서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장의사 고영근. 그는 어떻게 개신교 장로면서 무속 신앙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까? 장의사 고영근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특히나 장의사 고영근(유해진 배우)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적는 이유는, 그가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신교 장로이면서 동시에 이러한 무속 신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영화 202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