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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발견: 요한일서 3장 16절 (feat: 수메르의 점토판)

성경 구절을 읽다가 굉장히 마음 한켠에 들어온 구절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 우리 목숨을 내놓는 것이 마땅합니다. (요한일서 3장 16절) 총 3문장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절이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계속해서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는 구절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궁금증은 두번째 문장의 내용이었다. 첫째 문장이야 교회에서 너무나도 많이 들었던 말이라, 별 감흥이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릴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셨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은 달랐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됐습니다'. 이 말은 기원전에 살던 사람들은 사랑을 몰랐단 말이다! ..

기독교 2024.03.03

파친코의 첫 문장(1):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로 총 4대에 걸친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전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쳤으며, 2022년에는 AppleTV에서 드라마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의 배우들이 배역을 맡으며 드라마 또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소설과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은 다른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먼저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만을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역사가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 역사 좋은 소설은 좋은 첫문장으로 시작한다. 첫문장이 강렬하면 그 소설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설 2024.02.29

영화 '파묘' : 장의사 '고영근'에 대해

영화 '파묘'가 굉장히 많은 이슈를 낳고 있다. 본인도 재밌게 영화를 보았고, 새롭고 독특한 소재의 한국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에 굉장히 많은 영화 리뷰어들이 지금도 해당 영화의 숨은 의미들을 분석하는 영상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의 내용은 일반적인 영화 분석과는 다르게, 장의사 '고영근'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춰서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장의사 고영근. 그는 어떻게 개신교 장로면서 무속 신앙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까? 장의사 고영근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특히나 장의사 고영근(유해진 배우)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적는 이유는, 그가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신교 장로이면서 동시에 이러한 무속 신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영화 2024.02.27

레미제라블(5): 드디어 사람이 된 인간들

레 미제라블, 해당 뮤지컬의 제목(Les Misérables)은 한글로 번역하면 '비참한 자들'이란 의미이다. 세계 명작 소설이자, 세계 4대 뮤지컬의 이름치고는 사실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만약 어떤 감독이 투자자에게 와서, "제가 만들 영화의 내용은 비참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비참한 자들'이에요. 제게 투자를 하세요!"라고 말한다면, 선뜻 투자할 마음이 들까? 흥행이 보장될지 의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빅토르 위고는 자신의 소설 이름을 '비참한 자들'이라고 붙였을까?사람이 되는 조건 [사람, 장소, 환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굉장히 특이한 소설이다. 주인공 슐레밀은 악마와 거래를 한다. 그러나 그는 파우스트처럼 영혼을 팔지 않았다. ..

영화 2024.02.21

레미제라블(4):만약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값을 갚았다면? (feat: 은혜 갚은 까치보다도 못한 장발장!)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개과천선한 인물의 전형적인 인물로서 자주 언급된다. 그는 빵을 훔친 죄와 탈옥하려 한 죄 때문에 수많은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풀려난 그는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사람들에게 여전히 무시되곤 했다. 결국 그는 한 수도원에서 값나가는 은촛대를 훔쳤다. 그러나 그의 절도행각은 곧 들키고 말았다. 하지만 수도원의 주교, 미리엘 주교는 그를 용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장발장은 개과천선하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이로 태어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레미제라블 뮤지컬의 프롤로그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만약 한가지 가정을 해보자. 만약 장발장이 은촛대 값을 미리엘 주교에게 지불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자, '미리엘 주교' 해당 뮤지컬 넘버엔 프롤로그 부분, 장발장이 잡히는..

영화 2024.02.18

인디아나 존스3: '믿음'이란 무엇인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명작 시리즈 중 하나이다. 그중 존스가 아버지와 함께 성배를 찾으러 가는 3편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일컬어진다. 존스는 수많은 난관을 뚫고 마침내 성배가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곳에 도착하고, 3개의 최종 관문을 통과한다. 첫번째 관문와 두번째 관문을 아버지의 노트에 담긴 힌트를 사용해 무사히 돌파한 인디아나 존스는 드디어 마지막 관문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는 전혀 뜻밖의 관문을 마주한다. 이전의 두 관문은 어떻게 어떻게 돌파할 방법이 조금이라도 보였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마주한 것은 그저 낭떠러지이다. 그 낭떠러지 앞에는 어떠한 요행도 보이지 않았고,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뿐이었다.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는 현재 나치의 ..

영화 2024.02.14

레미제라블(3): 장발장의 기도 (feat. 야고보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후반부, 장발장은 자신이 사랑하는 딸 '코제트'를 위해 마리우스를 구한다. 그는 의식불명인 상태의 마리우스를 발견하고, 그를 들쳐업고 하수구를 지나 그의 생명을 살린다. 그가 마리우스를 구하기 직전, 장발장은 'Bring him home'이라는 넘버를 부른다. 레 미제라블에서 'Do you hear the people singing', 'One day more' 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뮤지컬 넘버지만, 그럼에도 이 넘버가 보여주고 있는 점은 많다고 생각한다.Bring him homeBring him Home 가사God on high, hear my prayer 신이시여, 제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In my need, you have always been there 제가 힘이 들 때..

영화 2024.02.07

레미제라블(2) '자베르 경감': 사랑을 마주한 이는 어떻게 되는가?

앞선 포스팅에 이어서, 다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쫓던 '자베르 경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별을 두고 맹세하다 뮤지컬에는 장발장을 쫓던 자베르 경감이 등장한다.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던 인물이었고, 그 신념에 따라 장발장을 좇는다.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인간의 천성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한번 죄인은 영원한 죄인이라 굳게 믿었다. 그리하여 개과천선했다는 장발장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는 그 어떤 인간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유일하게 믿은 것은 저 하늘의 별들. 그에게 하늘의 별들은 언제까지나 신실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수호자들과도 같았다. 저 수많은 빛들 셀 수..

영화 2024.02.03

뮤지컬 '레미제라블'(1), 그리고 영화 '전함 포템킨': 사랑이 무엇인가?

올해 3월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세계 3대 뮤지컬중 하나인 '레 미제라블'을 공연하고 있다고 한다. 뮤지컬의 넘버와 작품성 또한 인정 받았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뮤지컬이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기에 간략한 내용과 시대적 배경은 다들 알 것이다. 19세기 프랑스 혁명 시기, 장발장을 중심으로 그 주변인물들간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대하 뮤지컬이다. 그렇다면 이 뮤지컬의 주제는 무엇일까?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민중의 노래) 레미제라블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넘버라고 생각한다.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독재 타도를 외치는 극중 학생들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현대사 민주화 시위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몇년전 한창 대통령 퇴진시위가 ..

영화 2024.02.03

소설 '향수'와 '푸른 강'을 통해: 신(GOD)이란 무엇인가?

파트린느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는 남들과는 달랐다. 그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 후각은 그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였다. 작중에는 그가 어떻게 단어를 배우는지 설명이 나오는데 그는 사물의 향기를 온몸으로 맡고, 그 후에 비로소 그는 사물의 단어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나무의 향기를 맡고, 온몸으로 이를 체험한 후에 비로소 '나무'라는 단어를 배운다. 그에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은 실체하는 냄새가 없는, '사랑', '영혼' 등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들이다. 이런 점을 본다면, 주인공 그르누이는 우리가 어휘를 배우는 방식과 굉장히 다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우리도 비슷한 실상이다. 우리는 '시각'을 통해서 '나무'라는 단어를 배운다. 그르누이는 '후각'..

영화 2024.01.29